있지,
어제는 바람이
너무 좋아서 그냥 걸었어
金も生活もどうでもいいよ 綺麗なものだけ見させてくれよ
돈도 생활도 어찌 되든 좋아, 아름다운 것들만 볼 수 있게 해줘
ライブ帰り浅虫の黄昏 そういう景色をもっと見たいよ
라이브를 끝내고 돌아가는 아사무시의 황혼 그런 광경을 더 보고싶어
言葉は無力と誰かが言った 無力と言うのも言葉と知れば
언어는 무력하다고 누군가가 말했어 무력하다고 말하는 것도 언어라는 것을 안다면
恨み辛みも嫉妬も賛美も 全弾こめて、悲観蜂の巣だ
원한도 괴로움도 질투도 찬미도 전부 탄환을 담은, 비관의 벌집이다
誰かの言葉で話すのやめた 誰かの為に話すのやめた
누군가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걸 그만뒀어 누군가를 위해서 이야기하는 걸 그만뒀어
ノルマ、売り上げ、数字じゃなくて 僕は言葉で会話がしたいよ
나는 할당량, 판매량, 숫자가 아니라 언어로 대화가 하고 싶어
맑은 날도 흐린 날도 유리 너머에 있었다. 햇빛은 하루중 가장 강할 때에만 계단을 다 내려왔다. 유리를 경계로 바깥은 양지, 실내는 어디까지나 음지였다. 수많은 형광등 불빛으로 서점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밝았으나 조도가 질적으로 달랐다. 나는 뭐랄까, 창백하게 눈을 쏘는 빛 속에서 햇빛을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. 어느 날의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. 오후에, 유리를 통해 노랗게 달아오르고 있는 계단을 바라보다가 저 햇빛을 내 피부로 받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중에 채 삼십분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. 햇빛이 가장 좋은 순간에도 나는 여기 머물고 시간은 그런 방식으로 다 갈 것이다. 다시는 연애를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. 그런 기회를 더는 상상할 수 없었다.
"나는 분명 힘주어 또박또박 말하고 있는데, 상대방하고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쪽이 내 표정을 읽지 못하고 억양을 놓치는 거야. 상대가 그런 반응을 보이고 소통이 되지 않는 건 순전히 내 탓이라는 거지. 나 또한 그쪽이 무언가 말하면 뭐라고요. 잘 안들리네요. 다시 한번 말씀해보시겠어요라고 대꾸하고 나서야 비로소, 아 코앞에 있는 줄 알고 무례하게 대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뒤로 한 발 물러섰는데 사실은 꽤 멀었구나 하고 깨닫기 일쑤였고.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라 매사가 그런 식이었어. 나는 예전처럼 무심코 가까이 다가갔다 그 쪽을 다치게 할지 몰라 망설이고 그쪽은 내가 뒷걸음질한 만큼 다가오고 그러면 또 나는 뒤로... 우리는 상대를 지척에 두고도 링반데릉에 빠져 서로에게 가 닿지 못하는 조난자들 같았어. 그러니 뭐가 될 턱이 있겠냐. 처음부터 사람을, 오래전 내가 도전했던 시멘트 건물이나, 그 후로 부딪치기를 피하느라 애쓴 전봇대와 같은 선상에서 대했으니 말이야. 그 사람한테 다가가야 할 때와 멀어져야 할 때를 계속 놓치고 실수하면서 나는 그 동안 내 몸속에 이렇게 많은 허허벌판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했는데, 이를테면 내 안에 잘못 들어찬 텅 빈 공간이 오히려 몸의 체적보다 커서 한번 부딪치거나 적절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할 때마다 나는 누에고치가 뽑아내는 실처럼 몸에서 공간을 토해내는 거라고, 이 개활지를 모두 뱉어내고 나면 어디에도 여분의 빈자리를 없을 테니 그 사람과 가장 적절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, 간격을 확정 짓는다는 건 곧 서로에게 다가갈 가능성도 내포한 것인 만큼 우리의 관계는 그때부터 비로소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, 아무리 토해내도 내 인식과 감각은 달라지지 않았어. 그 사람이 실망하면서 떠나버린 뒤에야 나는 얼마나 그 쪽에 가까이 다다르고 싶었는지, 아니 밀착되고 싶었는지를 알았지.(31-32)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