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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카테리나 세르게예브나!"

아르카디는 수줍어하는 듯하면서도 스스럼없이 말문을 열었다.

"당신과 한집에 있는 행복을 누리게 된 후로 당신과 여러 번 대화를 나누었지만, 아직 언급하지 않은 문제.... 내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하나 남아있습니다. 어제 당신은 내가 여기서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죠."

그는 자기를 응시하는 카챠의 의문에 찬 눈길을 마주보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면서 덧붙였다.

"실제로 나는 많은 면에서 변했습니다. 누구보다도 당신이 더 잘 알 겁니다. 사실, 이렇게 변한 것은 당신 때문이니까요."

"제가요?.... 제 덕분이라고요?...."

카챠가 말했다.

"이제 나는 이 곳에 처음 왔을 때처럼 거만한 애송이가 아닙니다."

아르카디가 말을 이었다.

"나는 스물셋이란 나이를 그냥 먹은 게 아닙니다. 여전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진리를 위해 내 모든 힘을 바치려고 하지만, 예전에 이상을 찾았던 곳에서 내 이상을 찾고 있지는 않습니다. 그것은... . 훨씬 더 가까이 있는 것 같거든요. 지금껏 나는 자신을 몰랐고, 내 힘에도 맞지 않는 과제를 설정했었어요.... 그러나 최근에 나는 어떤 감정 덕분에 눈을 떴습니다. 내 표현이 그다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이해해주면 좋겠군요....."

카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아르카디에게서 시선을 돌렸다.

"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."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. 그의 머리 위 자작나무 잎사귀 속에서 되새 한 마리가 태평하게 노래를 불렀다.

"정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합니다.... 가령 어떤 사람들과....한 마디로, 가까운 사람들과.... 그래서 나는.... 내 의도는...."

그러나 여기서 아르카디의 말은 어긋났다. 그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더듬거리다가 결국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안 되었다. 카챠는 여전히 눈을 들지 않았다. 그가 왜 이런 말을 하는 지 이해하지 못하고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.

"내가 당신을 놀라게 하는군요" 그는 다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. "게다가 이 감정은 어떤 의미에서.... 어떤 의미에서.... 당신과 관련이 있으니까요. 당신은 어제 진지함이 부족하다고 날 비난한 걸 기억하지요?"

아르카디는 늪에 빠진 사람이 발을 옮길 때마다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을 느끼면서도 빨리 건너려는 생각에서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을 계속했다.

"이런 비난은 종종 젊은이들을 향해서.... 퍼부어지지죠.... 이미 비난의 구실이 없어졌을 때조차 말입니다. 만약 내게 더 많은 자신감이 있다면.....(제발 날 도와줘요! 도와달라고! )"

아르카디는 필사적이었지만 카챠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.

"만약 내가 기대할 수만 있다면......"

아르카디는 카챠를 향해 몸을 돌렸다. 그녀는 여전히 같은 자세였지만 머리는 숙이고 있었다.

"카테리나 세르게예브나."

아르카디는 두 손을 꽉 움켜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.

"나는 영원히, 그리고 변함없이 당신을 사랑합니다. 당신 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습니다. 나는 이 말을 하고 싶었고,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었고, 당신에게 청혼하고 싶었습니다. 나는 부자가 아니지만 어떤 희생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.... 왜 대답이 없습니까? 당신은 날 믿지 않나요? 내가 경솔하게 말한다고 생각하나요? 요 며칠 동안을 생각해보세요! 오래전에 다른 모든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걸 당신은 진정 믿지 못하겠습니까? 날 좀 보세요. 그리고 한 마디만 해주세요....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.... 당신을 사랑해요.... 날 믿어줘요!"

카챠는 엄숙하고 맑은 눈으로 아르카디를 쳐다보았다. 그러고는 한참 생각하고 난 후 보일락 말락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.

"예."



투르게네프 글을 읽다 보면, 나 자신이 꼭 그의 환생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. 적당히 도식적이면서, 적당히 깔끔하면서도, 적당히 사색적인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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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Xellos okay501 트랙백 0 : 댓글 0